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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문학 6

우리는 인간으로서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가? – 기술문명의 심연 속, 인간다움의 복원을 위하여 지난해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써보자고 했을 때, 몇몇 학생들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걸 손으로 써야 해요? 음성으로 하면 안 돼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쓰기’란, 더 이상 손의 감각을 통한 사유가 아닌, 음성 명령이나 자동완성 기능을 거친 실용 행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작은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한 가지 물음을 던집니다. “기술이 인간을 편하게 만들수록,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현대사회는 인공지능, 자동화, 플랫폼 경제, 알고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정교하게 구성된 세계 위에 놓여 있습니다. 이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는 ‘사유의 시간’, ‘관계의 온..
우리는 인간으로서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가?
– 기술문명의 심연 속, 인간다움의 복원을 위하여

지난해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써보자고 했을 때, 몇몇 학생들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걸 손으로 써야 해요? 음성으로 하면 안 돼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쓰기’란, 더 이상 손의 감각을 통한 사유가 아닌, 음성 명령이나 자동완성 기능을 거친 실용 행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작은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한 가지 물음을 던집니다. “기술이 인간을 편하게 만들수록,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현대사회는 인공지능, 자동화, 플랫폼 경제, 알고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정교하게 구성된 세계 위에 놓여 있습니다. 이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는 ‘사유의 시간’, ‘관계의 온기’, ‘삶의 서사’를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잃어가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그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은 원래 느리게 사고하고, 그 느림 속에서 윤리와 공감이 발생한다”고 강조합니다. 반면, 오늘날의 알고리즘은 빠르고 효율적이며, 인간의 직관이나 감정보다 데이터를 신뢰합니다. 이 간극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하버드대 심리학자 셰리 터클(Sherry Turkle)은 『고립되는 인간』에서 기술에 의한 관계의 변화에 대해 지적하며, “우리는 서로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보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관계로 축소되었고, 이는 타자의 고통을 이해하는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실재적 관계는 줄어들고, 기계와의 상호작용이 인간 간의 정서적 교류를 대체해가는 현실은, 공감이라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점점 퇴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더 나아가, 철학자 한병철은 『피로사회』에서 오늘날의 인간은 성과와 최적화의 논리에 내몰리며, 자기 자신마저 ‘프로젝트화’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대신 “나는 얼마나 유용한가?”라는 자기 잣대에 갇혀버립니다. 존재의 본질보다 기능과 효율이 우선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은 자신을 존재로서가 아닌 생산단위로 인식하게 됩니다.
저자 베율 리서치는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 지식과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는 연구 그룹입니다. 이 그룹은 인문학, 경제학, 과학, 사회학, 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깊이 있는 이해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고대 철학부터 현대 문학까지 폭넓은 범위의 작품을 읽고 분석하며, 역사와 철학적인 개념들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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