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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똑 같은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 인간과 똑 같은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으로 글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미리 말하지만 이 질문은 머리를 아주 많이 아프게 하는 질문이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과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답을 할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 라는 답과 그럴 수 없다, 라는 답으로 나뉠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쪽으로 답하든 나름의 근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각각의 근거를 추적하다보면 이 질문이 갖고 있는 폭발성과 이 질문 속에 숨겨진 주제의 난해함 때문에 늪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늪에 빠져 허우적 대다보면 자괴감이 생기고 점점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여러분들에..
인간과 똑 같은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

인간과 똑 같은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으로 글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미리 말하지만 이 질문은 머리를 아주 많이 아프게 하는 질문이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과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답을 할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 라는 답과 그럴 수 없다, 라는 답으로 나뉠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쪽으로 답하든 나름의 근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각각의 근거를 추적하다보면 이 질문이 갖고 있는 폭발성과 이 질문 속에 숨겨진 주제의 난해함 때문에 늪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늪에 빠져 허우적 대다보면 자괴감이 생기고 점점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여러분들에게 있음을 또한 밝혀둡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영화를 하나 예로 들어볼까요? 《블레이드 런너》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리들리 스캇이라는 감독에 의해 1982년에 제작 상영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겉으로는 복제 인간(리플리컨트 도는 안드로이드)과 인간의 대립을 다루고 있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인간이란 무엇인지, 즉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철학적 성찰을 요구합니다. 당연히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을 바탕으로 인간과 복제 인간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대두됩니다.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흥미로우면서도 매우 심각한 주제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질문을 하나 더 해볼까요? 과연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그것은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영화에서 이 마음은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복제 인간 로이와 프리스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야. 인간이라고.’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타이렐 회장의 체스 상대자이며 유전자 설계사인 세바스찬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르네 데카르트의 격률을 인용하며 조롱합니다. 이 때의 ‘생각’은 마음의 한 모습입니다. 또 인간이고 싶은 레이첼에게 체험된 기억과 이식된 기억의 차이를 지적하며 ‘당신의 기억은 이식된 거야.’라고 말하는 블레이드 런너 데카드의 기준인 기억도 역시 마음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마음으로 인간과 복제 인간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논의는 인지과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마음에 대한 논리적, 개념적 분석은 심적 현상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물리적 구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최소 물리주의로 귀결됩니다. 이 최소 물리주의는 인간은 뉴런 덩어리이고, 마음은 두뇌의 신경망 구조 위에서 창발하는 것이라는 신경 생리학의 실험 결과에 의해서 뒷받침됩니다. 따라서 이 두뇌의 신경망 구조를 모의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다면 인간도 일종의 기계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계는 전통적 ‘계산’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계산주의 방식으로 구현된 기계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두뇌의 신경망 구조는 비선형 체계를 갖는데, 전통적 ‘계산’ 개념은 선형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두뇌의 신경망 구조를 구현하는 기계는 연결주의 방식에 의해서 더욱 현실성을 갖게 됩니다.

본 시리즈는 인간이 마음을 가진 기계라는 관점에서 쓰인 작은 책들을 모은 것입니다. 이 시리즈 전반에 걸쳐 나는 인간도 일종의 기계라는 주장을 하려고 합니다. 이 주장에 이르기 위한 각 단계들에서 철학과 인지과학에서 다루어졌고, 지금도 다루어지고 있는 많은 논의들을 소개할 것입니다.

마음에 관한 철학과 인지과학의 탐구는 학문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철학이 특정 부류의 전문가들에게만 향유되었던 것과는 달리 인지과학 분야는 그 풍부한 경험적 실험 사례와 일상의 사고를 뛰어넘는 발상, 그리고 그것들이 지니는 놀라운 함축 등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무척이나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아주 발전되고 고도화된 논의나 생리학적, 공학적인 결과들에 대한 소개를 가급적 자제하고자 했습니다. 대신에 철학과 인지과학 분야에서 꼭 언급해야 할 기본적 내용들을 맥락을 바탕으로 서술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나는 내용의 단순한 소개에 머무르지만은 않으려고 합니다. 내 나름의 관점을 적절하고 분명하게 투영하고자 합니다. 이 투영 속에서 나는 우리의 현재 모습에 대한 편견 없는 반성과 파악이 필요함을, 그럼으로써 발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을 담고자 합니다.
이 시리즈를 구성하고 있는 책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흥미도 느끼실 것이고, 나의 의도와 철학 및 인지과학이 탐구한 결과의 함축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갈 민은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는 전문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연산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 아키텍처를 구성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과 깊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세계 최고의 VR 용 전문 칩 생산을 목표로 관련 업체들 및 투자자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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